책과 가치.

분서 사건이 심심치 않게 들립니다.
밸리에는 올리지 않고 제 생각만 간단히 써봅니다.
논리의 전개에 앞서, 저는 일단 분서를 굉장히 싫어하는 사람입니다.

사람마다 사물에 매기는 가치는 각각 다릅니다.

- 음악을 예로 들어볼까요?
락은 쓰레기다, 클래식은 고루하다, 데스메탈은 반인륜적이다, 국악은 듣보잡이다.
발라드는 재미없다. 댄스는 식상하다.

- 게임은 어떤가요?
RPG는 너무 지루하다. FPS는 적응안된다. 시뮬레이션은 너무 난해하다. 야겜은
그냥 쓰레기다.

- 책은 어떤가요?
신문이나 잡지는 그저 일회용품이다. 소설은 시간낭비다. 백과사전은 쓰레기다.

극단적인 예를 들었습니다. 위처럼 사람마다 매기는 가치는 각각 다를겁니다.
(물론 제 가치관과는 전혀 다릅니다)

분서사건에 대한 논쟁이 일어나는 것도 사실은 정답이 없는 '가치판단'에 따른
이견이 충돌하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이런 논쟁에 있어서 단어의 사용과 논리의
전개는 신중해야 마땅한데도 그들은 아주 신랄한 어조로 비아냥거리고 상대방의
가치를 깎아내리는데 여념이 없습니다. 뭐랄까 성숙한 태도로 볼수만은 없습니다.
양 쪽 다 마찬가지입니다. 분서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대놓고 '쓰레기' 취급하고
있고, 분서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우상숭배, 도서교'같은 말들로 되받아치죠.
뭐, 이러건 저러건 말건 상관없다는 분들이 현명할 수도 있겠습니다.

저도 처음에 분서사건을 접하고는 '책을 읽을 자격도 없는 사람'이라고 매도했었
습니다. 반성합니다. 하지만 이 문제는 하나의 화두가 되어 제 머리속을 맴돌았습
니다. 제가 분서사건을 접하고 들었던 생각은 다음과 같습니다.

- 책에 대한 가치를 매기는 것은 제각기 사람들마다 다를지언정 지켜야 할 선이
있는 게 아닌가?

- 지금 너희들이 생각하는 것은 진시황이 책을 불태웠던 행위와 뭐가 다른가?
어차피 일개인의 가치판단으로 책을 불태울 수 있다면, 진시황이 책을 불태우는
행위를 비난할 수 없는 논리가 되지 않는것 아닌가? 그가 유학자들도 같이 태웠
다는 사실은 제외하고 말이다.

- 더욱이, 어떤 특별한 상황, 예컨대 불을 피워 몸을 녹인다던가 캠프파이어를 한다
던가 하는 상황을 제외하고 일종의 퍼포먼스로 책을 태웠다? 에라이 몹쓸 것아!

지금에 와서야 니가 책을 태우건 말건 신경쓰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님들이 주장하는 대로 저는 도서교에 속하는 입장이고, 제가 할 수 있는한
계속 책을 모을거니까요. 저는 책 하나 빌려주기 싫어서 친구랑 절연할 뻔한 사람이고,
지금도 책 하나 빌려준게 돌아오지 않아 마음 아파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15년전
사모았던 책들을 엄마가 버려 진짜 눈물을 흘리기도 했었고, 책이 서가에 가득한
것으로 모자라 이곳저곳에 기이하게 쌓여있는 사람입니다.

지금도 몇 년이 안되서 절판되는 책들은 구하기도 힘듭니다. 자본주의 시장에서 안팔
리는 책들은 사장되게 마련이지요. 하지만 인문학 책들의 가치가 너무나 평가절하되어
있는 지금 시대에 사라지는 책들이 너무 많습니다. 책은 출판되면서부터 그 생명을 가지
기 시작합니다. 지식은 공유되어야 한다는 것, 아무리 쓰레기 같은 작품에서도 배울 점
이 있다는 것은 제 가치관입니다.

저는 원래 제 가치관을 남에게 강요하기 싫어하고, 남의 가치관에 강요받기도 싫어합니다.
그러나 제가 주로 애용하는 도서 밸리에 그런 글들이 떠돌길래 문득 감회가 떠올라 글을
써봅니다.

by 엘민 | 2008/11/16 12:07 | 일상사 | 트랙백 | 덧글(1)

House. M.D. Season 4, Episode 10. It's a Wonderful Lie. 드라마 외적인 이야기.

다크 체리 모카에 대해 포스팅하면서 잠깐 에그노그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솔직히 포스팅하면서 그렇게 관심을 받을 줄은 몰랐는데, 스타벅스의 힘이 좀 크신듯 합니다.

하우스 시즌 4를 보다가 보니 잠깐 에그노그에 대해 나오더군요.
에그노그는 커피, 우유, 계란을 잘 섞어 만든 커피 라떼입니다.

잠깐 스쳐가는 이야기였지만, 익숙한 내용을 보니 또 이게 흥미를 잡아끌더군요.

그런데, 이 에피소드에서는 한 가지 더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당나귀 공연(Donkey Show)"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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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은 이쯤에서 '백스페이스'를 눌러주세요.
또한, 대충 무슨 내용이지 짐작가겠다 하시는 분들 중에 관련 내용을
혐오하시는 분들도 과감히 창을 닫거나 '백스페이스'를 눌러주시기
바랍니다.

부탁드리건데, 경고를 무시하고 밑의 내용을 보셨다가
욕하지 말아주세효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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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귀 공연(Donkey Show)"

외래진료를 갔던 하우스는 몸이 좀 안좋다는 아리따운 처자와 상담합니다. 그러다 그녀가 걸고있는
목걸이, 성 니콜라우스의 목걸이를 발견하지요. 대화에 따르면 성 니콜라우스는 어린이의 수호성인
입니다. 그리고, 어부, 상인, 궁수, 죄수, 창녀의 수호성인이라고도 합니다. 하우스는 그녀가 창녀라고
생각하고 대화를 진행하지만, 처자는 웃으면서 '사실 두 가지가 있다'고 대답합니다.

그리고 처자가 다시 방문합니다. 처자는 목 둘레에 퍼진 발진을 보여줍니다. 이번에는 전염성 농진이라고
진단한 하우스는 '당나귀 공연'이라도 하느냐? 고 물어봅니다. 처자는 당나귀가 아니라 노새라고 대답하며,
한 번 보러오라고 합니다.

자, 그럼 이 농담의 소재가 되는 "당나귀 공연"은 무엇일까요?

성적인 농담인 건 분명했지만, 하우스만큼이나 호기심이 강했던 저는 어쩔수 없이 위키피디아의 힘을
빌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당나귀 공연은 멕시코에서 만연한 성(性)관광 아이템 중 하나입니다. 뭐 스트립쇼와 비슷한 개념으로
시작하시면 됩니다. 멕시코의 여러도시에서는 주로 '택시 운전자'들이 '당나귀 공연'을 보러갈거냐고
호객행위를 한다고 합니다. 뭐, 관광객들을 모아서 데리고가면 소개비를 받는 형식이 되겠지요.

흥미롭게도 '당나귀 공연'은 홍등가(red light districts)에서만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비슷한
구역이 있었습니다. 당나귀 공연의 주요 목적은 공연이 벌어지기 전에 관객들이 공연을 기다리는 동안
술을 많이 마시도록 하는 데에 있다고 합니다.

이런 목적에 부합하려면, 되도록 많은 관광객들이 모아져야 합니다. 왠만한 공연은 그렇게 오래 기다리지
않고 시작하지만, 관객들이 적으면 공연을 취소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요. 더 웃긴건, 공연장으로
모시겠다면서 차로 관광객들을 태워갔는데, 정작 도착하고보니 산골짜기 외지로 오는 경우도 수두룩하다고
합니다. 목적은 뭐 뻔합니다. 부푼 마음을 안고간 손님들을 홀랑 벗겨먹는 거지요.

'당나귀 공연'은 주말에 4, 5회 정도로 이루어집니다. 공연 횟수는 물론 관객들의 수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 내용은... 사실 짐작은 가셨겠지만 獸姦 유사행위를 합니다. 유순한 당나귀를 웨이터가 끌고 무대 위로
세우면, 공연자(주로 스트리퍼)가 이런저런 것들을 한다고 하는군요.

멕시코에는 이런 '당나귀 공연'만 있는것만은 아니라고 하네요. 바나나 공연, 촛불 공연, 고릴라 공연 등
다양한 공연이 있다고 합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뭐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이제 와서 뭘;;)



하우스에서는 어떻게 됐냐고요? 정말 그 처자가 당나귀 공연을 했을까요?

네, 그랬습니다.

크리스마스 날에 하우스가 찾아간 교회에서 노새를 탄 처자로 등장하면서 아름다운 미소를
날려주시더랍니다 ^^

반전 아닌 반전이었습니다.

by 엘민 | 2008/11/15 23:45 | 영상 | 트랙백 | 덧글(0)

다크 체리 모카

스타벅스에서 크리스마스 기념용으로 파는 커피가 있었죠.

옛날에 캐나다에서도 비슷한 행사용 커피가 있었습니다.

벌써 8년 전일인데... 그 때는 에그넛, 또는 에그노그 라는 커피를 팔았었습니다.
달걀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저는 진셍... 이 들어간 커피를 훌쩍거렸었지요.

눈이 오는 캐나다 거리, 자살률이 급증하는 그런 때에, 한잔의 커피와 친구들과의
담소는 행복한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그 때 친구들이 새삼 그리워지곤 합니다.

아마 지금도 북미쪽에서는 에그노그를 계속 팔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이제는 뭐
아무렴 상관없습니다.

사실 캐나다하니까 버섯 햄버거의 추억이 떠오르는군요. 그게 얼마나 맛있었는지,
한국에 와서 금단증상이 걸렸을 정도였습니다. 마약이라 불리던 베트남식 돈까스
소스도 그립고 뭐 그렇습니다. (굳이 빼빼로 데이라 외로워서 그런건 아닙니다?!)

어쨌든, 제목인 다크 체리 모카...

종로에서 죽어라 고기를 저장해놓고, 2차 약속장소를 찾아가는 길에 문득 스타벅스가
눈에 뜨이길래 전부터 소문으로만 들었떤 다크 체리 모카를 테이크아웃해갔습니다.

초콜릿과 체리향이 어우러져 제법 풍미도 나 좋았습니다만...

우왕굳...

이거 너무 단데요?
달다 달다 하면서도 계속 먹게하는 중독성이 있었습니다.

동행하던 친구에게 먹어보라 하니까 한 모금 마시고는 됐다 그러더군요.

그래서 저만 좋아라 하면서 홀짝거렸습니다.
저처럼 봉지 커피에 익숙하신 분들은 그냥그냥 맛있게 드실 수 있을것 같습니다.
여성분들은 아마 좋아하시는 분도 꽤 있을 것 같고요.

근데...

이걸 17잔이나 먹으라고요?



by 엘민 | 2008/11/11 16:21 | 음식/맛집 | 트랙백(1)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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