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보이 2(Hellboy 2: Golden Army), 2008.



이름 외우기 힘든 감독, 길예르모 델 토로(Guillermo del Toro)는 전작 '판의 미로'에서부터
그 몽환적인 분위기로 마음을 사로잡았었다.

반면 헬보이는 전작이 워낙 평이 안좋아서 보지도 않았었는데, 이번에 헬보이 2를 보게 된건
순전히 감독의 영향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나는 감독의 상상력과 그것이 결합된 영상을 보러갔고 대단히 만족했다.

그러나 '판의 미로'의 오픈 엔딩과는 달리 블록버스터를 찍은 감독은 편집이 싫어 런닝타임을
겨우 맞추었다는 이야기가 돌 정도로 시나리오를 단순화시켰다.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좀 허무
하다 싶을 정도로 영화를 끝내버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감독이 곳곳에 숨겨둔 패러디와 암시를 놓쳐서는 안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이유로 난 꼭 이 작품의 블루레이 디스크를 사야겠다. 한 두 세번은 다시 보고 싶기 때문이다.

블루레이 플레이어(차기 XBOX), Full HD TV, Home Thearter Audio System 테크트리를 타야
제대로 감상할 수 있겠지만, 뭐 각오하고 있다.

난 헬보이 같은 주인공은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본부에 잠입한 누아다 왕자에게 술에 취한 채로
대치하며 '죽음의 다섯 손가락'을 언급하던 장면에서는 나도 모르게 폭소를 터트리고, 그에 대한
반감을 접었다.

멋진 영화평들이 있다. 영화를 보면서 그것을 분석하고 장면장면의 의미를 놓치지 않고 그것들을
하나로 이은 다음에 사회적, 역사적 연결고리까지 찾아내는 등 실로 대단한 영화평들이 참 많다.
하지만 난 아직까지는 영화를 있는 그대로 감상하고 싶고 기억력도 나쁘기 때문에 여러 번을 봐야
제대로 된 감상평을 쓸 수 있을 것 같다. 방금 보고 온 영화의 장면들도 어느새 가물가물하다.

헬보이에서 인상 깊었던 장면들은 무엇이었을까?

- 다른 종족들간의 사랑, 헬보이와 리즈, 에이브와 공주 누알라의 사랑.
- 트롤 시장,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
- 엘리멘탈, 최후로 남은 숲의 신. 최후의 악마 헬보이.
- 골든 아미의 제작자, 고블린. 그들은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
- 세상의 평화, 그리고 한 사람에 대한 사랑. 리즈의 선택은 사랑이었다.
- 왕자 누아다의 정의. 그가 계속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 그것은 차별, 인간의 본성.

생각해볼 거리가 있는 것들이다. 패러디도 찾아보면 좀 있을 법 한데 능력(기억력ㅠㅠ)이 되지
않아서 포기한다.

다소 미흡하긴 했어도 자신의 영역을 확고히 구축하고 있는 감독과 그 스탭들에게 좋은 영화를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헬보이3도 아마 같은 팀이 맡지 않을까 하는데 기대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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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민 | 2008/10/07 23:57 | 영화/음악/드라마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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